21세기 현의 여제 율리아 피셔(Julia Fischer)
현존 최고의 바이올니스트로 꼽히는 율리아 피셔(Julia Fischer).
1983년 생으로 올해 만 32세, 각종 콩쿨 대회를 휩쓴 여제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한다.
이 여인이 단연 돋보이는 것은 정상급의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저 놀랠 노자다.
2008년 1월 1일 한 연주회에서 생상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잇따라 연주하여 음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1세기 새로운 현의 여제로 주목받고 있는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30)는 실력파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2008년 1월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에서 열린 도이치 필하모닉의 신년 연주회에서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잇따라 연주하며 주목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와 피아니스트로서 역량을 한 연주회에서 동시에 뽐냈다.
피셔는 첫 내한을 앞두고 e-메일 인터뷰에서 "오래 전에는 뮤지션이 하나 이상의 악기를 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뮤지션은 결국 하나의 악기만 선택을 한다. 나는 두 악기(바이올린·피아노)를 교육받아왔다"고 밝혔다. "나는 피아노 연주도 진정으로 즐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내게 취미가 됐다."
그러나 피아니스트로서의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단순히 피아노 연주를 즐기고 있고, 그것을 멈출 수 없다. 물론 음악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베토벤을 공부하는데 두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특권으로 작용한다."
피아노를 통해 바이올린의 레퍼토리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꼈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를 통해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를 배우는 식"이다. 베토벤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은 내게 음악을 보는데 다른 관점을 줬다. 여러 작업의 하모니와 다성을 배우는데도 도움을 줬다."
1983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난 피셔는 네 살 무렵 바이올린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몇 달 뒤 피아노 레슨까지 받았다. 어머니가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피셔 역시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오빠가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던 터라, 자신이 다른 악기를 택하면 멋진 가족 연주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우선했다. 이에 따라 바이올린을 배우기로 했다.
제8회 유러비전 청소년 콩쿠르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녀는 로린 마젤,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야코프 크라이즈베르그, 유리 테미르카노프 등 세계적인 거장과 협연하며 명성을 높였다.
2004년 네덜란드 레이블 '펜타톤'에서 러시아 작곡가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수록한 첫 음반을 발표했다. 영국 유명 클래식 평론지 '그라모폰'이 '편집장 추천'으로 선정하는 등 주목 받았다.
특히, 2006년 23세의 나이로 프랑크푸르트 음대 교수로 밭탁돼 독일 사상 최연소로 부임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11세 때부터 콘서트에서 공연을 했기 때문에 23세 때 가르침을 시작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스스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학생들을 독려할 수 있는 사회적인 기술과 일정을 세워야 하고, 잘 알려진 대회에 학생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참 힘든 일이다."
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34), 네덜란드의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35)과 함께 21세기 바이올린계를 이끌 프리마 돈나로 간주되고 있다. "그녀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개별적으로 잘 알지는 못한다"면서 "차 안에서 그들의 음악을 듣지만, 거기까지다"라고 답했다.
5년 만에 두 번째 공연하는 독일의 명문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협연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눈부신 멜로디의 조직력이 황홀함을 안긴다"며 브람스의 매력을 전했다.
첫 내한에 대한 기대카 크다. 피셔의 뮌헨 대학의 전 동료로 이미 내한한 바 있는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57)이 한국 청중의 열광적인 반응이 대단했다고 했다면서 "이를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피셔과 함께 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닉 내한공연은 3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외에 바그너의 '로엔그린' 3막 전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등을 들려준다. 서울 공연에 앞서 29일에는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4번 등을 연주한다. 5만~22만원. 빈체로 02-599-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