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런갱어 시리즈 3권
돌런갱어 시리즈는 5권 중 2권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끝으로 사실상 끝난다. 여늬 소설 같았으면 그랬을 것이다.
화자의 엄마에 대한 복수가 마무리 되었기에 그랬다. 하지만 이야기는 계속된다. 3권의 제목은 '가시가 있다면'이다. 내용은 화자인 캐시가 낳은 두 명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번엔 화자는 캐시가 아니고 두 아들 조리와 바트가 번갈아 맡는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을 얘기하고 주위 사람들을 얘기한다. 근친상간으로 인한 비
극의 가족사가 이들의 성격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고 또 다른 근친상간인 캐시와 크리스를 향하는 이들 둘의 극명한 시각차이는 또 다른 재앙을 예고한다.
서두에 캐시가 이제 두 아들이 자신들의 얘기를 들려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4권 '어제뿌린 씨앗'에서 다시 캐시가 화자로 등장한다.
4권 '어제뿌린' 씨앗은 막내아들 바트가 우여곡절 끝에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고 할머니(캐시의 모친)가 죽기전 정신병원 생활중에 작성한 유언장 내용대로 바트가 폭스워
스가의 재산을 물려받고 할머니가 재건중이던 폭스워스 홀을 완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3권 '가시가 있다면' 서머리-
2권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의 대미에 폭스워스 홀에 화제가 발생했다. 불을 지른건 엄마 코린이었다. 크리스가 나타나고 혼란스럽던 와중에 캐시도 모르는 쪽문으로 로비를 빠져나간 그녀가 집에다 불을 질렀다. 그것도 모자라 코린이 할머니가 안에 있다며 바트를 불속으로 뛰어들게 해서 바트와 할머니를 죽게 만든다. 코린은 미친 척하고 덕분에 쇠고랑대신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코린은 캐시와 크리스가 쌍둥이 막내 코리의 죽음에 엄마 코린이 관련되어있다는 진술을 하지 않았기에 살인에 관한 형사
적 처벌은 받지 않게 되었다. 폭스워스 홀에 불이 났을때 크리스가 캐시를 찾으러 온 이유는 폴의 가정부 헤니가 중풍으로 쓰러져 캐시를 데리러 온 것으로 헤니는 얼마 후에 세상을 뜨고 이런 헤니를 간호하던 폴도 심장병으로 쓰러진다. 이후 캐시는 폴과 결혼하고 뱃속에 있던 바트 윈슬로의 주니어를 낳고 폴의 집에서 폴을 간호하며 생활한다. 그러나 폴도 결국 세상을 떠나고 캐시와 크리스는 집을 폴의 누나에게 제값을 받고 처분하고 시외의 한적한 곳에다 새 집을 짓고 함께 생활한다.(이들은 근친이기
때문에 영원히 법적으로 결혼을 하지 못한다) 조리와 바트는 자라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다. 크리스가 아버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들은 크리스를 아버지로 여기지만 머리가 굻어 갈수록 복잡한 가족사에 대해서 의혹과 궁금증을 갖는다. 특히, 바트는 비 이성적인 성격으로 형성이 된다. 이 와중에 캐시는 자신이 운영하는 발레학교 출신의 한 미혼모가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자 그녀가 낳은 2살짜리 여아를 입양한다. 이 아이를 입양하면서 크리스와 갈등이 아주 심했다. 캐시는 자신이
딸 아이를 원하고 죽은 동생 캐리를 닮았다며 반드시 자신이 데려와야 한다고 했고 크리스는 바트의 이상 성격에 더욱더 악영향을 미친다며 반대를 한다. 하지만 캐시는 툭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면회가는 오빠에게 불만이 많았고 입양 문제가 터져나왔을 때에는 갈등이 극에 달해 크리스에게 광적으로 대들며 손찌검까지 하며 오빠를 무시하고 아이를 입양한다. 역시나 신디(입양한 아이)를 입양하자 마자 여덟 살 바트는 강한 불만과 적대감을 표출한다.
이때쯤 캐시의 옆집에 의문에 가득 쌓인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온다. 한 사람의 노인과 몇 명의 하인들, 그리고 온 몸을 베일로 가린 또 한 사람의 여인이다. 이들이 누구인
지 등장하는 순간 부터 알 수 있다. 노인은 폭스워스 홀에 있던 집사(캐시와 크리스가 다락에 갇혀 있을 때 엄마 코린의 지시로 도넛에 비소를 바른 사람) 존 에이머스였다.
폭스워스 저택이 잿더미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대 갑부인 코린은 변호사의 도움으로 정신병원을 나온다. 역시 폭스워스 홀의 화재로 많은 것을 잃은 집사 존 에이머스는 오
직 폭스워스가 사람들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코린을 떠나지 못한다. 주위에 인가라곤 별로 없는 이곳에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오자 조리와 바트는 호기심을 가졌고 바트는 자신이 가족들에게 소외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으로 인해 이사온 이웃에 정을 붙이게 된다. 바트는 틈만 나면 옆집으로 숨어들었고 존 에이머스와 할머니와 친분을 쌓아가며 의지한다. 이들이 바트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달랐다. 할머니는 자신의 자식이 될 뻔했던 딸의 아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낸다. 늙고 갈곳이 없어진 그녀가 딸과 아
들이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온 것은 오직 혈연으로서의 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존 에이머스는 맬컴가의 재산 일부가 자신의 몫으로 남겨질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폭스워스 홀을 화제로 주저 앉혀 자신의 기회를 빼앗아 버린 캐시와 크리스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그녀를 따라왔다. 어린 바트에게 이들은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낸다. 코린은 자신이 친 할머니이며 두려워하지 말고 할머니와 친구처럼 지내자고 말하며 집에가서는 비밀로 하라고 한다. 존은 오직 바트에게 캐시와 크리스를 증오의 대상으
로 세뇌를 시킨다. 캐시와 크리스는 잘못된 땅에 심어진 악마의 씨앗으로 하느님이 반드시 심판을 하실 거라며 공격적 성향인 바트의 정신세계를 왜곡 시킨다. 또한 폭스워스 홀의 증조부인 맬컴이 생전에 썼던 난폭하고 비이성적이었던 자신의 행태를 정당화한 일기장을 바트에게 건네주며 일기를 읽고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며 바트를 부추긴다. 하루가 다르게 살괭이처럼 변해가는 바트를 캐시와 크리스가 애정으로 보듬지만 갈수록 더 난폭해지는 탓에 둘의 근심은 깊어진다. 성경 구절을 인용한 듯한
자신들에 대한 저주의 말들을 퍼부어대는 바트에게서 캐시와 크리스는 섬찟함 마저 느낀다. 이때쯤 바트는 형인 조리의 애완 고양이를 남몰래 죽이고 애완견도 철사줄로 감아 죽여 집과 옆집의 경계구역인 무성한 관목숲에다 버린다. 할머니로 부터 조랑말 대신 덩지큰 애완견을 선물 받았지만 이 애완견마저 굶기며 학대를 하던 어느 날에 바트는 관목숲에서 다리를 심하게 다친다. 점점 부어가는 다리를 심각하게 생각한 캐시와 크리스는 바트를 병원에 입원시킨다. 병원에서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 모른다
고 했고 바트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든다. 캐시와 크리스는 사흘 밤 낮을 바트를 낫게 해달라며 기도를 하고 지성이면 감천이라 기적같은 일이 생겨 바트는 의식이 돌아오고 다리도 낫게 된다. 그러나 바트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캐시에게 칼을 겨누기도 하고 유아용 풀장에서 놀고 있는 신디를 발로 감아 익사시키려고도 한다. 굶겨오던 애완견은 헛간에서 남몰래 쇠스랑으로 죽여버린다. 캐시와 크리스는 이제 바트에게서 신디를 보호해야 했고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디서 듣고 오는지 자신들 태생의 비밀을 알아 가는 것 같았고 그것을 저주의 언어로 뱉어냈다. 또한 아버지로 알고 있던 크리스와 자신의 친아버지인 바트 윈슬로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캐시는 바트가 크리스와 자신의 관계가 근친이라는 건 물론이고 상간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이며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는 듯이 말 할때에는 눈앞이 새하예진다. 하느님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악마의 자식들을 불구덩이의 지옥으로 심판한다며 너도 하느님의 진정한 종으로서 그 책무를 다해야 한
다는 이웃집 늙은이의 집요한 주문에 세뇌를 당한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캐시와 크리스는 더 이상 두고 볼수 없다며 이번에는 바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일주일 입원시켰지만 그럼에도 바트는 요지부동이었다. 바트가 옆집에 자주 드나드는 걸 일찍부터 알고 있었던 장남 조리는 바트의 이상 행동에 옆집이 관련되었다는 걸 오래전에 어렴풋이 눈치채고 할머니와 존 에이머스를 찾아가기도 했지만 할머니의 정체를 알 수 없었고 그래서 설마하고 그냥 넘겼지만 사태가 이지경까지 오고 나니 크
리스에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애완 고양이와 개 두 마리를 죽인 것도 바트가 틀림없음을 크리스에게 말했다. 어느날 조리는 크리스와 옆집을 찾아갔다. 크리스는 온몸을 베일로 가린 여자가 누구인지 단 번에 알아차리고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네도 누구인지 간파한다. 크리스는 당신은 오래전에 하녀와 할아버지 방에서 정사를 나누고 도넛에 비소를 바른 집사 존 에이머스라고 직설적으로 내뱉는다. 할머니에게는 정신병원에서 언제 나왔고 어떻게 나왔느냐고 묻는다. 코린은 난 오갈 곳이 없다. 그래서 너희
들 곁으로 온거다. 아들아 용서해다오. 절대 다른 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바트, 그 애는 내 애다. 정 우리가 떠나길 바라면 바트를 달라고 애걸한다. 하지만 크리스는 바트는 캐시의 자식이고 자신의 아들이라며 냉정하게 거절하고 빨리 이곳을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캐시와 자신이 떠나겠다고 말한다. 조리도 그제서야 코린이 정말 외할머니라는 걸 알게된다. 하지만 크리스와 조리는 집에 와서는 옆집에 이사온 사람들의 정체를 말하지 않는다. 이때쯤 캐시는 자신들의 과거를 소설(소설속의 같은 소설인 돌런
갱어 시리즈)로 옮겨 어느정도 완성을 해 가고 있었고 바트는 틈만 나면 엄마가 타이핑한 소설을 몰래 빼내서 읽곤 해서 돌런갱어 가족사에 대해서 존 에이머스가 얘기한 것과 같은 걸로 훤히 꽤고 있었다. 어느 비오고 천둥치는 날, 자신이 의심해 오고 있던 옆집을 캐시가 비를 흠뻑 맞으며 찾아간다. 바트는 자기 방안에 가두고 문을 걸어 잠근채로, 로비에 들어서자 흔들의자에 무심코 앉아 있던 코린은 딸의 등장에 황급히 베일을 뒤집어쓴다. 캐시는 신디의 손을 잡은채 거실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린다. 첨 오
는 집이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베일을 쓴 여인의 팔목에 두르고 있는 팔찌도 변한게 없었다. 캐시가 당신이 누구냐고 묻는다. 여인이 대답을 않자 영어를 못하느냐고 묻고 여자는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캐시의 품을 빠져나온 신디가 옆방으로 들어가려하자 할머니가 소리를 지른다. 그 방에 들어가지마! 캐시가 말한다. 많이 들어본 익숙한 목소리네요. 캐시는 신디가 들어가려던 방으로 몸을 돌려 향한다. 그 방은 예전의 엄마 방과 똑 같았다. 캐시는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내 인생에 들어오지 말랬는데 왜 또
들어와 평지풍파를 일으키냐고, 지금 바트가 어떤 상태인지 아느냐고, 대체 그 어린애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오랫동안 했기에 괴물이 되어있느냐고 소리를 지른다.
캐시는 엄마를 흔들의자에서 끌어내려 바닥에 팽개친다. 코린은 아들에게 했던 말을 반복한다. 캐시, 용서해다오. 너희들이 보고 싶어서 왔어. 내 아들이 될 뻔했던 바트가 보고 싶어서 왔다고, 제발 용서하고 거둬달라고 애원한다. 바트를 그렇게 만든건 자신이 아니고 존 에이머스라고 말한다. 엄마의 도리를 이제라도 할 수있게 같이 살자고
도 말한다. 하지만 캐시의 의지는 단호했다. 엄마위에 걸터앉은 캐시의 분노가 폭력으로 변할 때쯤 존 에이머스가 등장하고 그녀의 뒤통수를 흉기로 내리쳐 정신을 잃게 한다. 이때까지 숨어서 지켜보던 바트에게 존은 집에 가서 입도 뻥긋 하지말라고 경고한다. 신디의 입도 잘 틀어막아야 너도 무사할 거라며 겁을 준다. 신디를 데리고 집에 돌아온 바트는 신디에게 엄마 일을 말하면 죽여버린다고 협박을 한다. 밖에 나갔다 돌아온 크리스와 조리는 가정부 엠마가 쉬는 날에 캐시가 없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방에 갇힌 바트를 추궁하지만 바트는 엄마가 자신을 가두어 버렸는데 자신이 뭘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한다. 입을 앙다물어버리고 공포에 질린 신디를 뒤로하고 부자는 옆집으로 갔다. 크리스가 할머니 어디 갔냐고 묻자 에이머스는 우린 떠날거며 공항에서 따로 만나기로 했고 그녀가 먼저 떠났다고 했다. 크리스는 경찰을 부르겠다며 으름장을 놓지만 노인은 버텼고 크리스와 조리는 집안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지하 깊숙한 곳에 갇힌 두 여인을 찾을 수는 없었다. 크리스와 조리는 노인에게 다시 돌
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다. 지하 와인 저장고에 갇힌 캐시와 코린, 정신을 잃은 딸을 품에 안은 코린은 딸을 깨우려 애쓰고 캐시는 정신이 나간 듯 헛 소리를 해댄다. 그러다가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이 코린이라는 걸 알고는 미친듯이 코린를 두들겨 팬다. 조리는 바트를 미행했지만 번번히 따돌리는 바람에 실패를 했다. 바트는 지하 와인 저장고로 내려가 할머니와 엄마에게 음식을 갖다줬다. 이젠 하느님이 심판을 내릴 거라며 그 순간이 왔고 음식은 마지막으로 주는 거라고 했다. 밖에서는 존
에이머스가 줄행랑을 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하로 연결된 통로에 기름을 붓고는 차에다 짐을 싣고 있었던 것이다. 바트가 올라왔다. 존은 불을 붙였느냐고 물었고 바트는 엄마 할머니가 마지막 음식은 냄새 안나게 먹게끔 하고 싶어서 기름묻은 밧줄을 버렸다고 한다. 이때 크리스와 조리가 나타났다. 조리는 바트, 네가 음식을 준비하는거 봤다고 했다. 연기 냄새가 났다. 지하 와인 창고에서 불이 붙었다. 바트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조리가 바트를 다그쳤다. 에이머스가 소리쳤다. 바트가 불질렀
어! 저 미친놈이 집에 불을 질렀다고. 바트는 억울해서 전부 당신이 한 짓이잖아! 하며 에이머스의 가랑이를 걷어찼다. 크리스는 바트가 안내하는 곳으로 달려갔고 조리는 에이머스를 막아야만 했다. 에이머스는 바트가 미친 아이라고 말한다. 쇠스랑으로 애완견을 무참하게 죽이는 미친놈이라 했고 조리는 그걸 그냥 놔둔 당신도 즐긴거 아니냐며 맞받았다. 불이 붙은 지하 와인 창고에서 할머니, 그리고 크리스가 축 늘어진 캐시를 안고 올라왔다. 크리스가 캐시를 깨우는 사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나타난 에이
머스가 삽으로 크리스의 뒷통수를 내리쳤다. 조리는 다시 삽을 높이 드는 에이머스를 걷어차서 쓰러뜨렸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보이지 않는 바트를 찾았다. 할머니가 바트는 자신이 찾을테니 엄마를 보살피라고 말하고는 불이 옮겨붙은 거실로 달려갔다. 거기에 바트가 있었다. 벽에 걸린 초상화를 내리려 하고 있었다. 이때 거실로 뒤따라 들어간 존 에이머스가 할머니와 엉겨 붙었다. 할머니가 재털이로 존 에이머스의 관자놀이를 내리쳤다. 존 에이머스는 쓰러졌지만 할머니의 옷에 불이 옮겨 붙었
다. 순식간에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화마가 그녀를 집어 삼켰다. 깨어난 크리스가 조리와 함께 불을 꺼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때 캐시는 밖으로 나온 바트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이후 캐시의 말....
내 어머니를 그녀의 두 번째 남편 곁에 묻으러 그린 글레나로 가기 전에 일어난 많은 일들이 기억난다. 할머니가 자기 아버지, 자신의 진짜 아버지인 바살러뮤 윈슬로 곁에서 영원한 잠에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바트였다. 그녀의 관에 뿌려진 축축한 흙 첫 삽이 나를 열두 살 때로 데려갔다. 아빠가 무덤 안에 들어가 있고, 엄마가 나와 크리스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쌍둥이는 각각 형과 언니의 손을 붙든 채였다. 흙이 그녀의 마호가니 관을 때리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나는 너무도 오랫동안 꼭 붙들고 있던
것을 소리쳐 말했다. 내 저 깊은 곳에서 쏟아져 나와, 세월을 떼어 내버리고 나를 다시 어린아이가 되게 만드는 것. 나는 엄마 아빠에게 죽자 사자 매달리는 아이로 돌아가 있었다. 엄마, 당신을 용서해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요! 지금 있는 곳에서도 내 소리 들려요? 하느님, 내가 용서했다는 걸 그녀가 알게 해주세요. 나는 흐느끼며 내 오빠의 품에 안겼다. 그녀를 묻던 날에 할 말은 더 있었지만, 바트가 함께 있었다. 내게 눈을 일렁이며 강해지라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크리스)를 놓아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그를 파멸시키고 말 텐데 어떻게 놓아줄 수 있을까?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집에는 여전히 시한 폭탄이 채칵채칵 돌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밤에 눈을 떴다. 바트가 어두운 구석에 다시 앉아 있었다. 금장을 두른 듯이 보이는 빨간색 표지의 책을 쥔 채였다. 그는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증조할아버지가 쓴 글을 읽으며 그의 입술이 움직였다.
몸이 떨려왔다. 맬컴의 일기는 그 화제에서 불타버렸기 때문이다. 바트가 들고 있는 책은 싸구려 모조 가죽을 두른 것이었고 모든 페이지가 텅 비어 있었다.
'해우소--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 블로그 일부 카테고리 친구 공개로 전환 합니다. (0) | 2020.11.16 |
---|---|
어제 뿌린 씨앗들 (0) | 2015.04.22 |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최종회 (0) | 2015.04.11 |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5 (0) | 2015.04.10 |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4 (0) | 2015.04.07 |